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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돌이킬 수 없음 - 곧 엄마가 될 예정

원래 출산이라는 것이 어차피 내가 계획을 세울 수는 없는 것이고 아기가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나의 경우가 딱 그러했다. 출산은 자연분만을 하든 제왕절개를 하든 모두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이지만 회복이 빠르고 바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자연분만이 가능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내 아기는 주욱 엉덩이를 골반 위에 대고 앉아있어서 결국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다. 또한, 나는 캐나다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좋은 기억이 별로 없어서 큰 수술은 가능하면 피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급히 수술을 받고 캐나다에서 실밥을 뽑아야 할 일이 있었다. 캐나다로 돌아오기 전에 실밥제거가 잘 될까 걱정하던 나에게 한국의 외과선생님께서 말씀하셨었다.  "실밥은 누구나 다 뽑아요!! 별 걱정을 ㅎㅎ 언제 제거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늦은 임신도 괜찮은 이유

20대 중반을 지나면서부터 "30대가 넘어가면 가치가 떨어진다"거나 "노산이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이런 말이 큰일 나는 말이겠지만, 내가 20대였을 때만 해도 30대 중반에 결혼하는 것은 꽤 늦은 나이로 받아들여졌고 회사아저씨들 및 선배들이 저런 얘기를 면전에 대고 허구한 날 했다. 특히 35세 이상의 임신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인식이 강했고, 결혼과 출산에 대한 고민 없이 30대를 지나면서도 35세가 넘은 뒤에는 '아기가 있는 삶이 내가 원하는 삶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도 했다. 함께 아기를 가질 사람이 없기도 했고, 그런 나의 삶이 과연 괜찮은 것인지도 자주 생각했다. 그러던 중, 어찌저찌하다 보니 마흔에 아기가 찾아왔다. 내가 나이가 많아서 임신 ..

세상 예민하고 무기력한 임신 후기 증상 (28주~출산),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임신 초기에는 여러 가지 중요한 검사들을 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이 굉장히 길게 느껴져서 시간이 더디게 흐르는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긴 시간들이 지나고 출산을 보름 앞 정도로 앞두고 있는 지금 생각하면 귀여운 수준의 체중증가와 배 나옴이었지만 임신 중기에는 급격한 신체 변화 때문에 당황스러웠었다. 그냥 임신 전의 몸은 사라지고 없고 예전처럼 재빠르게 움직일 수 없어서 답답했다. 임신 기간 전체가 다 쉽진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막달 즈음이 신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제일 벅차고 지치고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1. 심리적 증상 - 임신 초기보다 더 심했던 감정의 롤러코스터 "출산하면 더 힘들다고? 지금도 충분히 힘든데!" - 사소한 말에도 짜증 나고 예민해짐호르몬의 영향도 있겠지만, 몸이 무겁고 ..

캐나다의 무료 온라인 산모교실과 뉴스레터

한국에서는 지역보건소나 산부인과에서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네이버 카페나 앱 등에 있는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많아서 다른 임산부들과의 정보를 공유하고 유용한 자료를 얻는 것이 더 유용했던 것 같다. 한국에서 지내면서도 내가 사는 동네의 산부인과에서 운영하는 출산교실에 참석했었으며 캐나다에 돌아온 이후에도 한국 앱을 통해서 더 많은 정보를 얻는 느낌이었다반면, 캐나다에서는 이런 오프라인 지원이 적어서 한국에서 출산교실을 수강할 때 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가 완전히 활발하진 않은 것 같아서 정보를 알고 싶을 때는 주로 Reddit을 이용했는데 한국 앱에 있는 정보들이 뭔가 더 훨씬 날 것이고 적나라해서 도움이 되었다 (내 모국어가 한국어이..

임신 중기에 할 수 있는 것들 ②: 출산교실 참석

임신 중기에 접어들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임신 초기에 비해 안정을 찾게 되면서 '아 내가 진짜 임신을 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막연했던 임신이 점점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이랄까? 임신 초기에는 ‘정말 배 속에 아기가 있긴 한 걸까?’ 싶었다면, 중기에는 눈에 띄게 배가 나오고 태동이 시작되며 입체 초음파를 찍을 수 있는 시기라 점점 실감이 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개인차가 크겠지만, 내 경우에는 임신을 부정한 건 아니어도 현실로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 임신 초기때는 출산과 육아에 대한 동영상이 뜨면 화들짝 놀라면서 '관심 없음'을 누르고 외면하려고 했었는데 중기에 접어드니 이제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될 것 같았다. 멀게만 느껴졌지만 그래도 출산을 언젠가는 할테니 출산 ..

임신 중기에 할 수 있는 것들 ①: 만삭 화보 촬영

임신 중기 당시에는 몰랐지만 글을 쓰는 시점 기준 37주인 현재 과거를 돌아보면, 임신 중기는 임신기간 중 단연 컨디션이 제일 좋은 기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몸이 무겁다면서 투덜거리고 셀카를 찍으면서 배가 남산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캐나다에서 한국까지의 장거리 비행을 두 번이나 별문제 없이 할 수 있었고 한국에 도착해서도 거의 매일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놀러 다녔다. 물론 시차적응도 잘 안된 상태에서 도착하자마자 다음 날부터 돌아다니는 것이 힘들고 몸이 퉁퉁 부었지만 완전 가능했다. 놀러 다니면서 든 생각인데, 임신을 하고 출퇴근을 해야 했을 워킹맘들, 정말 존경한다. 대체 하루 두 시간 가까이 출퇴근을 어떻게 하는 거며 각종 업무처리나 회의 등은 하루 종일 어떻게 소화하는 것인지... 이..

몸도 마음도 무거운 임신기간,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것들 - 임신에서 육아까지 감정가이드'를 읽고

요즘은 정말 정보가 넘쳐난다.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검색만 하면 편리하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고, 임신과 출산 관련 앱도 정말 많다. 유튜브에는 임신과 출산에 관한 영상들이 가득하고, 심지어 산부인과 의사들이 직접 찍은 유튜브 채널도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책의 냄새를 맡으며 책장을 넘기면서 임신과 출산에 관한 책을 읽는 것이 심란하고 걱정하면서 뜬 눈으로 밤을 보낼 때 꽤 도움이 되었다. 당연히 책 몇 권 읽는다고 해서 엄마로서 완벽하게 준비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된다. 책을 통해 자신이 겪게 될 감정적인 변화나 예상되는 상황을 미리 알게 되면, 조금 더 차분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에서 출간되지는 않았지만, 원제..

나름 임신기간 중 제일 컨디션이 좋다는 임신 중기 (13주~28주) 의 증상

임신 중기는 나름 안정기라고 불리며 임신전체 기간 중 가장 컨디션이 좋은 기간이라고 한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확률도 높고 급작스러운 신체적 정신적 변화로 인해서 불안정할 수 있는데, 몸과 마음이 한층 편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인 듯하다. 그러나 임신이 처음인지라 이 시기가 진짜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이미 배가 너무 많이 나오고 몸이 무거워서 살 수가 없는데, 몸이 무겁다고 징징대면 이미 아기를 낳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아직 시작도 안되었다' 며 겁을 주었다. 대체 얼마나 더 살이 찌고 배가 부르고 몸이 무거워지는 것일까?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데로 임신 초기보다 나아진 점도 있지만 또 새롭게 생기는 증상들도 있었다. 임신 중기의 장점마음의 안정을 찾음 NIPT, NT Scan 등..

12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 임신 중 가능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임신 초기인 임신 12주 이하, 출산이 임박한 37주 이상을 제외하고는 본인의 컨디션과 상황이 허락된다면 12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 완전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조산위험이 있는지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산부인과 의사와 상담한 후에 결정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 임신 20주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인천으로 16시간 정도 비행했고, 31주에 인천에서 토론토로 돌아왔는데 13시간 걸렸으나 두 번 모두 직항이었다. 비행기 경유는 임신을 안 한 상태여도 힘들기 때문에 당연히 직항을 추천한다.비행 전에는 너무나 걱정이 되어서 여기저기 검색을 해봤는데 대부분 6시간 미만의 태교여행 후기라 조금 아쉬웠지만 몇몇 임신 중 장기여행 후기를 보고 용기를 얻었던 기억이 난다. 어떤 엄마들은 임신 ..

임신 사실을 직장에 언제 알리는 것이 좋을까?

보통 유산의 위험이 적은 안정기, 즉 12주 이후 정도에 임신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부모님, 남자친구 부모님, 아주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임신을 하자마자 임신 사실을 바로 알리게 되었는데 너무나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서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검색을 해 보면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안정기에 주변에 알렸다는 글들이 꽤 있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참을 수 있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직장에 알리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였다. 사람마다 다른 의견이 있겠지만 본인이 임신 사실에 대한 얘기를 꺼내는 것이 편안할 때 얘기하면 되는 것 같고,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최대한 빨리 얘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 20주 정밀 초음파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는..